오늘은 주말이 아니지만 백신을 맞고 백신휴가를 쓰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역시 집에서 편하게 시간을 보낼 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바로 Netflix겠죠? 도대체 Netflix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내고 잘 만들어서 세계적인 기업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참 대단한 기업 같습니다.
어떤 콘텐츠를 볼까 살펴보던 중 눈에 띄는 영화가 하나 있었어요. 아무래도 잠깐의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에는 장편의 드라마보다는 단편의 영화가 좋은데요, 포스터에 숫자 "2"만 적힌 영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재 뜨는 콘텐츠에도 랭크가 되어 있길래 궁금한 마음에 한 번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낯선 곳에서 몸이 붙은 채로 눈 뜬 남녀, 이들에게 무슨일이?
영화는 다소 기괴하게 시작을 합니다. 알몸의 일면식도 없던 두 남녀가 깨질 듯한 두통과 함께 잠에서 깨어납니다. 낯선 이성과 함께라는 생각에 황급히 몸을 일으켜보려고 하지만 이내 어마어마한 고통과 함께 포기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두 남녀의 신체 일부가 꿰매어져 있었기 때문이지요. 단순히 살을 실로 꿰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살점을 도려낸 후 꿰매어 놓으면서 결국 살이 붙어 버리게 된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왜 이런일이 생겼는지 알 수 없는 두 주인공,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연관성이 없던 두 남녀는 우선 이 방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게 됩니다. 하지만 인적이 드믄 곳에 위치한 것 같고 두꺼운 철문으로 둘러 쌓인 방을 빠져나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절망 속에서 몸부림 치던 중 삶의 의지를 거의 포기할 때 쯤 그들은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키스를 하게 됩니다. 그러자 이내 불이 꺼지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다시 불이 켜진 방에 전화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전화를 받아보지만 전화는 이내 끊어지고 전화기의 신호가 잡힌다는 것을 눈치 챈 이들은 서둘러 경찰에 신고를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전화기의 다이얼은 꼼짝도 안 합니다. 누군가 다이얼을 돌릴 수 없게 붙여 놓은 것이었지요. 황망한 마음에 다이얼을 마구잡이로 눌러 보던 사라 (여자주인공)는 다이얼 "2"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얼어붙은 듯 그 자리에 꼼짝하지 못하게 됩니다. 수화기에서 흘러나오는 곡은 그녀의 남편이 가장 좋아했었던 음악이었던 것이죠. 그제서야 방 안을 둘러보던 그녀는 무엇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방 안의 모든 것들이 놀라울 정도로 쌍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죠. 칫솔도 두 개, 인형도 두 개, 그림도 두개.....
사라는 다비드(남자주인공)에게 갑자기 미안하다고 말하며, 이 일을 꾸민 것이 자신의 남편이라고 확신합니다. 왜냐하면 그녀의 남편은 세상에서 숫자 2가 가장 완벽한 숫자라고 믿으며 숫자 2를 신봉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숫자 2는 가장 작은 소수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 떨어지는 숫자, 2,3,5,7,11,13.... 등의 숫자들이 소수입니다.)이면서 더하거나 곱해도, 혹은 제곱을 해도 항상 같은 숫자 (4)가 나오는 숫자죠. 더군다나 모든 만물은 암과 수로 되어 있듯 모든 만물은 2라는 숫자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사실 사라의 남편은 사라가 외도를 하고 있다고 확인을 하고 며칠 전 그녀를 떠났기 때문에, 남편이 사라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이런 일을 꾸몄을 것이라고 믿고 좌절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녀의 남편은 자신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삶의 의지를 잃어가며 급격히 흥분에 휩쌓이는 사라를 제지하기 위해 다비드는 급하게 그녀를 진정시키면서 키스를 하게 되죠. 그런데 이 때 또 다시 꺼지는 전등... 사라는 무엇인가를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 지켜보는 이는 자신들이 키스를 하는 것을 보기 싫어 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키스를 할 때마다 불이 꺼졌으니까요. 그리고 이들은 이어서 그 누군가에게 보란 듯이 한 술 더 떠서 관계를 가지고 됩니다. 키스를 하는 것을 불편해 한다면 잠자를 갖는 것은 더욱 더 그를 불편하게 할 것이라 생각을 했던 것이죠.
이 때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와 그들의 행위를 막아서게 되지만, 이 때를 기다렸던 다비드는 그를 세게 밀쳐서 기절을 시키면서 비로소 이곳을 빠져나갈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서둘러 방을 나서던 그들은 벽에 붙은 무엇인가를 보고 놀라게 됩니다.
과연 누가 이들에게 이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까요? 그리고 왜 이런 끔찍한 일들을 계획하고 실행했던 것일까요??
기괴한 스토리, 놀라운 반전, 하지만 그 이후에는??
처음 영화를 보기 시작한지 30분 정도가 지났을 때 드는 생각은 "기괴하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이런 일을 누가 왜 꾸민 것일까, 그리고 이 영화의 끝은 도대체 어떻게 끝이 나려고 하는가? 하는 것이었죠. 그러다가 중간에 반전의 스토리가 나옵니다. 반전에서는 다소 놀랍기도 하면서 왜 이런 일이 생겼을지에 대해 어느 정도 납득이 가기도 하죠. 하지만 결국 영화를 다 보고 났을 때 드는 생각은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반전은 나름 놀랍기는 했지만 거기까지 이르는 발단과 전개의 고리가 다소 약했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저 정신 나간 인간의 짓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은 애매한 결말이 긴장하고 보던 저를 좀 힘빠지게 했어요.
기괴하지만 보기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던 영화, 궁금하시면 한 번 보시는 것을 추천하기는 하지만 굳이 없는 시간 쪼개어 보기에는 비추천 하는 영화, 영화 "2" 였습니다.